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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반려견 세금 등록하기

안녕하세요 비바제인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가기 좋은 봄이 왔습니다. 독일에서도 길거리에서 다양한 반려견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저희 집에도 이번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습니다. 소중한 새 가족을 입양한 후에 이것저것 신경써야할 것들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독일에서는 반려견을 입양한 후 처리해야할 것들과 관련된 독일어를 알아보려합니다. 오늘은 그 첫순서로 반려견 세금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세무소에 반려견 세금 등록 하기 1. 반려견 세금 금액 (Steuersatz) 독일에서 반려견을 키우게 되면 일정 기간 안에 세무서에 등록을 해야합니다. 보호자는 자신이 등록되어 있는 주에 세금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키우는 반려견의 수에 따라서도 금액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구글에 '지역명 + Hundesteur..

Epilog - 펑하고 터진 마음을 채워주는 것은

[여행의 끝... 그리고 그 이후] 2012년 겨울 나는 한 겨울의 종로 시내를 어두운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오른쪽에는 허름한 건물들을 온갖 상가들이 채우고 서 있었고, 왼쪽 편에는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들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하얀 토끼처럼 시간에 쫓긴 채 8차선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선임은 동화에 나오는 애벌레처럼 친절하게 대해주면 이내 본인의 성격을 드러내었고, 그 보다 더 직급 높은 상사들은 미친 모자장수처럼 이상한 요구와 질문들로 나를 당황하게 하곤 했다. 큰 고층 회사 속 사회에는 하트 여왕도, 체셔 고양이도 또한 트럼프 병사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바쁜 사람들의 도시에서 나는 늘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처럼 어리둥절해 있었다. 이해나 적응을 해보려 노력할수록 나는 점점 더 미궁에..

독일 견문록 2023.03.30

16 - 시간은 계속 가니까

[독일 그리고 남자 친구와의 마지막 3일] 72시간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3일뿐이었다. 독일 그리고 남자 친구와의 이별은 피하고 싶은 현실이었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성실하게 흘러갔다. 이미 룸메이트 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버린 후였기에 나의 기숙사 방에는 모든 것이 반만 남아 있었다. 나는 남은 삼일 동안 한국으로 가져갈 짐들을 챙기는 동안 독일에서의 남은 생활도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기숙사도 이미 같은 학기에 입주한 학생들이 반이상 고국으로 돌아간 후였고, 매일같이 들리던 음악소리도, 매주 열리던 파티도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마치 늘 그랬던 것 같이. 한국으로 가져갈 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올 때는 분명 30kg가 가득 차게 이민가방을 채워왔지만, 돌아갈 때 가져갈 짐들을 넣고 ..

독일 견문록 2023.03.29

15 - 엄마가 독일에 왔다

[엄마와 남자 친구와의 첫 대면 그리고 이 주간의 유럽여행] 드디어 그날이 와버렸다.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기 이 주 전 엄마는 23kg의 캐리어를 끌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행 시작 전부터 나에게는 설렘보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독일에서 지내는 6개월 동안 내가 배운 것은 유럽은 눈 감으면 코 베이기가 한국 못지않다는 것이었다. 그게 외국인이면 더더욱이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긴장하게 한 것은, 엄마에게 남자 친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었다. 수많은 고민 끝에 나는 A를 엄마에게 소개하기로 결심했다. 엄마는 내가 처음으로 소개하게 될 남자 친구가 외국인이라는 것은 아마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A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선 상태였고, 내가 독일에 교..

독일 견문록 2023.03.28

14 - 그의 방에 남겨놓은 소녀

[독일에 남은 둘만의 비밀] 어느덧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게되었다. 독일에서의 학기는 이미 끝났고 기숙사 방들도 하나씩 비워지기 시작했다. 반년 동안 가족을 무척 그리워하던 친구들은 학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돌아갔고, 몇몇은 독일을 떠나 유럽여행을 하기도 했다. 잔치는 끝났고 손님들은 이제 자리를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 또한 교환학생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후라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다. A와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에 더욱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마침내 인연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한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몰랐다. 이제는 집같이 느껴지는 내 방 기숙..

독일 견문록 2023.03.28

13 - 여자 셋이 떠난 이탈리아 여행

[그리고 적과의 동침] 어느 한 여름날 밀린 과제를 하느라 기숙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페이스북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같은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온 계기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H였다. 자기도 기숙사에서 과제를 하고 있다며, 같이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H와 나는 따스한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나의 기숙사 부엌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는 모든 한국에서 온 모든 교환학생들이 교환학생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우리는 교환학생이 끝나면 어떻게 할지, 한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한 학기 더 머무를지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나는 남자 친구인 A와의 관계 때문에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미 삼 개월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결정을 내린 후였다. 그녀 또한 독일을 ..

독일 견문록 2023.03.24

12 - 부모님이 누구니?

[파란 눈의 남자 친구와 그의 부모님] 여름이 무르익어가는동안 플랫메이트이자 남자친구인 A와의 관계도 순항 중이었다. 둘의 영어실력이 각자의 모국어 실력에 미치지는 못 했기에, 의사소통에 어느정도 제약은 있었지만, 따듯한 마음을 서로에게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독일어로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마냥 좋아하는 나와 한국어는 마치 도형처럼 생겼다고 어린아이처럼 감탄하는 A는 잘맞는 짝이었다. 게다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둘만의 언어 또한 풍부해졌다. 지금까지 본 A는 웃음이 많았지만 신중했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만큼 친구와 가족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A는 나와 만남을 시작한 이후로도 매일은 아니지만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하고 주말마다 부모님 댁에서 건강한 가정 음식을 한 보따리씩 가져오곤 했다...

독일 견문록 2023.03.23

11 - 생일이 뭐 별건가

[독일에서 맞은 스물세번째 생일]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기 전 6월 초의 어느 오후 나는 기숙사 방안 창가에 앉아 골몰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창 밖에는 여름이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도착을 알리고 있었다. 길어진 여름 해와 함께 두 기숙사 건물 사이에 서있는 이름 모를 나무들은 여름 바람의 장단에 맞춰 살랑살랑 몸을 흔들었다. 가지마다 이파리가 빼곡히 달려있었다. 그 위로는 청설모들이 짝을 맞춰 오르락내리락 곡예를 부렸다. 나무 그늘 아래엔 기숙사 학생들이 삼삼오오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들으며 드디어 찾아온 독일의 여름날을 만끽했다. 그렇지만 나는 온순해진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이 주는 행복을 만끽할 수 없었다. 6월이 왔다는 것은 곧 내 생일이 다가온다는 것을 뜻했다. 머리 뒤에 ..

독일 견문록 2023.03.22

10 - 일주일간의 누드사진 여행 (2)

[유명 사진작가와의 만남부터 아를 국제사진전의 인상까지]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셔터 한번 제대로 눌러보지도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진 수업의 기말 과제는 세 개의 다른 콘셉트로 인물을 주제로 촬영을 한 후 그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제출일이 코앞에 닥쳐서 쫓기듯 작업하고 싶지 않았던 터라 일찌감치 모델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첫 모델은 칠레에서 온 C라는 에라스무스 학생이었다. 까맣고 긴 곱슬머리에 작은 체구, 구릿빛 피부의 C는 평소 수줍은 성격과는 달리 파티에서는 늘 물 만난 물고기 같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영어가 서툴러서 주로 칠레에서 온 학생들이나 멕시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는데, 나와 종종 마주친 적은 있지만 제대로 대화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렇게 생각만 ..

독일 견문록 2023.03.21

9 - 일주일간의 누드사진 여행

[프랑스로 떠난 캠핑에서 벌어진 독일 교수와의 갈등] 여름이 다가오는 5월 말이 되자 학기 초에 신청했던 포스터 디자인, 동판화 그리고 사진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시각디자인을 부전공하고 있었기에 포스터 디자인은 생경한 분야는 아니었다. 반면 손으로 동판에 그림을 새겨서 약품에 담그는 동판화 수업과 실제 모델을 카메라로 담아내는 사진 수업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중 사진 수업은 사진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실습 위주 수업방식임에 비해 과제의 부담은 별로 없고 학기말에 함께 여행만 다녀오면 된다는 같은 과의 친구 이야기에 혹해서 신청한 것이었다. 사실 무엇을 하든지 좋은 말로만 포장되어 있는 것들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지만 말이다. 사진 수업의 정식 명칭은 누드 포토그라피였..

독일 견문록 2023.03.20